안녕하세요! Passion Designer 염지홍입니다. "2008년 3월 13일 어느새 3월도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막바지 대학생활에 갖게 되면서 내가 앞으로 해야할 것,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곧 사회에 나가면 밭을 넓히고, 토양을 기름지게 할 겨를 없이 갖고 있는 곳에 씨앗을 뿌리고 준비된 만큼의 수확을 얻게 될 것이다. 인문학은 씨앗을 뿌리는 것이 아니며, 수확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무엇인가를 거두기 위한 목적이라기 보다 생각의 씨앗, 행동의 씨앗이 잘 자랄 수 있게 만드는 터전을 닦는 일이다. 내 가슴과 머릿속의 교양의 폭은 얼마나 넓을까? 그 곳에 얼만큼의 씨앗을 뿌릴 수 있을까? 척박한 시멘트인가 여러가지 미생물이 공존하는 비옥한 토양인가. 시멘트 벽에도 풀뿌리가 어렵..

염지홍의 Passion Letter #61 '삶'을 오르며 2010년 3월 4일 목요일 안녕하세요! Passion Designer 염지홍입니다. 열 발자국을 내딛으며 땀을 비오듯 흘렸습니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이 마치 공상과학영화의 거대한 로봇의 걸음걸이 같았습니다. 휠체어에서 팔로 몸을 들어올려 첫 발을 내딛던 순간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어린 아이가 두 발로 일어서서 걷기 시작하는 것처럼 아주 천천히 다시 시작했습니다. 병실의 한쪽 벽에 설치된 낮은 평행봉처럼 생긴 장치가 몇 일 동안은 재밌는 기구였습니다. 기어다니다가 일어나고 걸어서 주변 사람들의 환호를 받은 비슷한 경험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물론 기억하는 분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나눈 것 보다 몇 일 먼저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고, 밖에 나가서 걷고 싶었..

염지홍의 Passion Letter #60 삶을 살아가기 2010년 3월 3일 수요일 안녕하세요! Passion Designer 염지홍입니다. "내가 살아있는 시간이 유일한 기회이고 이 삶의 기회를 잘 보내느냐는 내게 달려있다. 살아있는 동안 가장 삶다운 삶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생동감 넘치고 삶의 희열로 꽉찬, 그리고 작지만 내가 가진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그러한 삶을 살아야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살아있음이 나의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오래전 노트에 책 '몰입'의 구절을 옮겨 적은 내용입니다. 지난 밤 후배의 장례식장에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스무살 무렵 모임에서 알게 되었고, 그동안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모임때 보면 항상 인사를 반갑해 해주던 친구였습니다. 가끔 가게에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러왔었고, 말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목소리가 어렴풋이 기억납..

안녕하세요! Passion Designer 염지홍입니다. '시몬스'라는 이름 익숙하시죠. 포켓스프링으로 유명한 침대회사의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제게 잊을 수 없는 '땀냄새'의 추억을 안겨준 친구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2003년 동두천에서 카투사로 군복무를 하고 있을 때 상병 시몬스라는 친구와 같은 소대에서 근무했습니다. 레슬링 선수 출신이고, 머리와 목의 경계가 잘 구분이 안되던 거구의 미군병사였습니다. 텍사스 출신의 독특한 억양을 옆에서 따라하며 장난을 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친구가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한국으로 오기 전 이미 체력테스트에서 2번 탈락해서 이번에도 떨어지면 삼진아웃이 되어 불명예 제대를 하게 될 지도 몰랐습니다. 다른 체력은 좋지만 유독 덩치가 크다보니 2마일(3.2km)달리기에서 번번히 떨어..

안녕하세요! Passion Designer 염지홍입니다. 1996년 3월 1일,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 혼자 제주도에 여행을 갔습니다. 꼭 가보고 싶어서 부모님의 허락을 얻고 다녀왔습니다. 전화와 PC통신으로 비행기표를 직접 예매하고 간단한 옷가지를 챙겨 떠났습니다. 막상 제주공항에 내리자 난감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목적지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제주도에 간다는 것이 가장 큰 계획이었고 1박 2일 후에 돌아온다는 것이 가장 자세한 계획이었습니다. 시내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버스를 타자 약봉지에 포장된 거스름돈을 받고 신기했습니다. 서점에 들어가서 제주도 안내 책자를 펼쳤습니다. 동쪽과 서쪽으로 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서쪽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용두암부터 시작해서 식..

안녕하세요! Passion Designer 염지홍입니다. 방송에서 도우를 휙휙 돌리며 쇼를 하는 모습을 한 번쯤 보셨죠. 찢어지지도 않고 어떻게 던졌다 받았다 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셨던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건 바로 도우의 탄력 때문입니다. 밀가루 반죽이 마치 고무처럼 탄력이 생기면 퍼포먼스도 가능하고 물론 맛도 좋은 도우가 됩니다. 탄력있고 쫄깃쫄깃한 도우를 만드는 과정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밀가루 반죽에 이스트, 설탕, 소금, 물 등의 재료를 넣고 반죽기로 돌리면 각각 분리되어 있던 재료들이 한데 뭉칩니다. 기본적인 도우가 완성됩니다. 그렇지만 이 상태로 피자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피자 한 판이 나올 수 있는 정도로 잘라서 사진처럼 둥글게 뭉쳐서 냉장고에 넣습니다. 냉장고에서 사흘에서 나흘간 낮은 온도에서 숙..

안녕하세요! Passion Designer 염지홍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에는 얼마 정도의 동전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차이는 있지만 예전에 본 자료에는 1인당 250개 정도가 집 안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4인 가족 기준이라면 몇 만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돼지 잡다] 라고 검색을 해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저금통을 열어서 얼마인지 세고 사진을 올려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만 원이 넘었다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계산하고 거스름돈은 받지만 카드 사용이 점점 늘어나고, 은행교환이 쉽지 않아서 동전은 계속 쌓여갑니다. 오늘은 이렇게 잡자고 있던 동전을 깨워 세상에 불러낸 이야기를 해드리고자 합니다. 2004년 무렵 '죄송하지만 동전 드려도 되나요?'라고 만 원이 조금 넘는 작은 크기의 피자를 주문한 중학생으로 보이는 손님이 저에게 쑥쓰러운 듯 물었..

안녕하세요! Passion Designer 염지홍입니다. 피자 배달사업의 장점은 많은 가정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 년 동안 수 만번 벨을 누르고 현관으로 들어가 인사를 했습니다. 아직도 주말에 바쁠 때는 직접 배달을 가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정말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현관에 들어서면 거실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TV를 보고 있는 아버지, 부엌에 있는 어머니, 뭔가 하고 계신 할머니, 기어다니는 아기, 항상 절 보면 짖는 강아지도 있습니다. 잠깐 보기만해도 종교는 무엇이고, 취미는 무엇이고 어떤 운동을 가족들이 자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신발이 놓여있는 모습만 봐도 가정의 분위기가 대충 파악됩니다. 군대에서 정리하듯 깔끔하게 신발이 줄을 맞춰 놓인 곳이 있는가 하면, 징검다리를 건너듯 빈 곳을 찾아 발을 내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