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리테일 시장보다는 홀세일 시장에 더 관심을 가졌습니다. 사실 10여년 전쯤에 신규사업 개발쪽에 있는 동기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백화점이 전통시장을 인수해서 현대화 하는 작업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고 고민해 보았었거든요. 사실 리테일 섹터는 더 이상의 개발과 혁신이 어렵다고 판단, 제가 근무하고 있던 중구를 중심으로 악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낙원악기상가 , 가구를 취급하는 #아현가구단지 , 그리고 가전제품을 팔던 #용산전자상가 , 그리고 포장재를 전문으로 취급하던 #방산시장 그리고 패션 부자재들을 취급하는 #평화시장 , 한복/원단 전문점인 #광장시장 등 종로구/중구에 운 좋게 대형 재래시장이 많.......

와이프와 조깅하다가 서촌에 꽤 재미있는 매장을 몇 개 발견했어요. 그들중 군계일학이라 할 수 있는 아주 멋진 매장 하나 소개해드리려해요. 저는 브랜드 매장 말고 편집샵을 갈 때에는 보통 크게 세 가지를 봅니다. 우선 인테리어. 요즘 유행하는 카피캣이라면 일단 최저점을 줍니다. 컨셉은 새로운데 엉성하다싶으면 보통이고, 컨셉도 새로운데 완성도까지 있다면 최고점이죠. 보통 매장에 놓은 소품, 마감재의 종류, 디스플레이 감각을 보면 대충 답이 나오는데 오늘 소개하려는 서촌 #endand #엔드앤드 는 끝판왕이었어요. 먼저 매장의 외관에서 마네킹 대신해서 옷걸이를 행잉하고 있는 오브제가 주는 느낌이 독특했습니다. 매장 안의 가.......

요즘 젊은 친구들은 '내 인스타그램에 올리지 않은 음식은 내가 먹은 음식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대요. 심지어 친구들과 태그해서 찍은 사진으로 인맥을 인증하고, 운동하는 것 조차 '크루'들과 같이 하길 원하고, 문센에서 무얼 배우는지, 페북에서 무얼 좋아요 눌렀는지 조차 공유하면서 취향을 노출하고, 사생활을 공유합니다. 그런 젊은 친구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본질이나 내용이 아니라 껍데기죠. 그런데 이 껍데기에 대해서 좀 생각해봅시다. 우리 기성세대들은 이 껍데기의 실체를 너무 간과해왔어요. 조선 성리학의 영향 때문인지 뭐든지 외향을 아름답게 하는 고민을 하거나, 여기에 돈 쓰는 것을 가지고 사치라.......

최근 갤러리현대 개관 50주년 전시가 꽤 이슈가 되었던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에 어찌나 많이 보이던지 무슨 바이럴바케팅을 풀었나 싶었어요. 이곳 갤러리련대는 국내 상업화랑 1세대로 1970년 그 시작을 알린 박명자 대표님의 현대화랑은 지금은 2세 경영을 하고 있는데 도형태 두아트, 두가헌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은 갤러리현대의 대표이사이기도 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과는 1도 관련이 없다는...) 이번 전시는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상에 꽤 자주 회자되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미 지난달 말로 마감된 1차 전시는 성황리에 종료되었고 이제 내달 2차 전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와 관련된 자.......

원래 무엇을 보존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개발의 가치보다 보존의 가치가 현저히 높을 때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개발독재의 시대에서는 기존 CBD 지역의 수 많은 전통 건축물들은 해체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았죠. 예컨대 익선동의 오진암은 100여년전 지어진 훌륭한 한옥 건축문이자 근대 요정 정치의 산실로 불렸고 당시 국내 등록음식점 1호라는 꽤 의미있는 보존의 가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호텔 개발을 위해 부암동으로 이전될 수 밖에 없었죠. 안국동의 감고당 또한 그 건물 전체를 분해-해체후 여주로 이전한 뒤 기존 부지에는 독립운동가 사미리사의 덕성학원과 민영휘 일가의 풍문여고가 들어서게 되었습니.......

집에 있는 책을 다 처분하고 약 50~60여권만 남겨두었습니다. 예전에 약 천여권 정도가 집에 있었는데 집 주변으로 도서관이 많은 데다가 공간만 많이 차지하는 것이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니라고 판단, 몇 차례에 걸친 결정으로 최소 수량만을 두고는 모두 처분했지요. 그리고나서 최종적으로 남은 몇 권의 책들을 어떻게 예쁘게 집에 놓을까를 고민하다가 보아서는 안될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바로 마르셀브로이어의 S44 책장이었죠. 바우하우스를 대표하는 #마르셀브로이어 #S44 라는 제품인데 국내에서는 #HPIX #에이치픽스 에서 수입 유통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남동 매장에 가서 상담을 받았는데 가격은 약 300만원. 2개를 두면 약 600만원.......

예전에 짤로 본 글인데 앞으로의 그 사람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읽는 것과, 지금 만나는 사람이라는 얘기가 있대요. 그만큼 만나는 크루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원래 상호작용을 하면서 사고와 세계관을 형성한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저도 젊어서는 친구를 가려만나진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자주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폭이 많이 줄어들더라고요. 일년에 두번 이상 업무 이외의 순수 친교의 목적으로 만나는 사람은 열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그 친교를 위해 만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컨텐츠가 있는 사람'으로 좁혀지더라고요. 정말 오래도록 친한 친구가 아닌 바에야, 또는 영혼을 나누.......

교토 여행중에 본 것인데 #이누야라이 #犬矢來 라고 예전에는 강아지들이 볼일을 보지 못하는 용도로 대나무를 짜서 만든 것인데 현대에는 에어컨 실외기를 가리는 용도로 또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교토 라는 지역이 오래된 관광지다 보니 저층 목조주택의 특성상 보안에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합니다. (밟고 2층으로 올라가기 힘들게 하니깐요) 이런 아이디어는 아무래도 실거주자 중심의 수요와 구청 공무원의 지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반 시민들의 미감이라는 3박자가 어울려 빚어낸 것이 아닐까 싶어요. 한옥에서 살다보면 가장 난감한게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할 만한 공간을 찾는 일, 또는 외부 주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