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기말고사를 끝냈다. 채점과 성적 처리를 위해 사람을 잡던 저술작업도 잠시 중단해야 한다. 성적처리작업은 내게 기대와 두려움을 준다. 학생들의 지적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한 학기 동안 온 힘을 다해 가르친 내게 하나의 권리이리라. 나는그러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 강의 하나는 열심히 하는 편이다. 나의 가르침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훌륭한 지성인으로 성장한다. 깨달음과 성찰능력, 그리고 향상된 실력으로내게 기쁨을 준다. 그들은 나의 기쁨이다. 어려운 전공서적을 정확하게 읽어낼 뿐 아니라 예의바르면서 예리하게 접근하면서 토론하며 짧은 글이라도상대방을 피곤하지 않게하면서 경제현상을 차분.......

사물을 면밀히 이해하자면 분석(analysis)해야 한다. 곧 나누어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방법에 따라 우리는 시간이라는 흐름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고찰한다. 과거로부터 반성과 교훈을 이끌어 낸다. 그것을 역사적 고찰이라고 부른다. 보수적인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역사를 혐오하지만 진화경제학과 마르크스 경제학은"역사적 방법"을 매우 중시한다. 이들은 과거의 역사로부터 미래를 예측하고자 한다. 하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이 둘 사이에 서로 다르다. 마르크스 경제학은 미래가결정되어 있다고 보지만 진화경제학은 미래는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미리 결정되어 있지 않다고 본다. 그런 점.......

요즘 보수, 진보할 것 없이 정치권이 대통령선거와 맞물려 바쁜 모양이다. 보수진영에서는 박근혜가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진보 진영에서는 그야말로 백가쟁명이다. 누가 진보진영에서 후보로 될지 알 수 없지만 일단 경쟁과 합의를 통해 현실적이면서 진정한 진보 후보가 선출되면 좋겠다.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진보적 이상이 약한 것도 문제지만 너무 앞으로 나가버려 현실을 무시해 버리는 사람도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대중이 아무리 우매하더라도 그들이 표를 준다는 것도 불편한 현실이다.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면 그들을 이해하는 한편 자신의 이상을 제시하면서 그들을 학습시키.......

■ / 리처드 세넷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일하는 동안 결과물에 생각·감정 이입인간의 능력·도구·기술등을 통합하는'생각하는 손'에서 인간의 존엄성 찾아일하는 인간을 지칭하는 두 가지 표현이 있다. 하나는 '아니말 라보란스(Animal Laborans)'. 굴레를 짊어진 짐승처럼 매일 고된 일을 되풀이해야 하는 인간, 그야말로 '일하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또 하나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 철학과 예술의 시대에 살았던 베르그송이 고안한 이 개념은 유ㆍ무형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도구의 인간을 일컫는다. 아니말 라보란스는 노동에 앞서 '어떻게?'를 묻는다면 호모파베르는 제작에 앞서 '왜?'를 묻는다는 게 차이점이다.......

약 한 달 전인가요. KDI(한국개발연구원)의 경제교육센터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제 책 을 재밌게 읽었다면서 이 연구원에서 발간되는 에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KDI는 우리나라 최대 국책경제연구원으로 유명하죠. 원래 보수경제학자들이 대다수인데, 최근 이명박대통령 들어서고나서 보수적 경제정책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은 우리나라 사회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경제교육서입니다. 이 분들은 임용고시과정에서 보수적 신고전학파경제학을 철저히 암기하여.......

동물과에 속하지만 인간은 참으로 특이한 존재다. 유물론에과도하게 집착하는 사람들은 내 말에 반대하겠지만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 곧 생각하는 존재다. 동물도 물론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물의사유능력은 인간의 그것에 비할 수 없다. 사유능력 때문에 인간은 과학과 기술은 물론 그 아름다운 예술과 감동적인 문학을 창조할 수 있었다. 물질과 관념 중 어떤 것이 일차적이며, 원초적인지에 관한 철학적 논쟁을 잠깐 접어 둔다면 인간의 역사에서 "관념"이 그처럼 중요하다는 것이다. 베블런은 이런 위대한 관념이 인간의 본성에 해당하며, 그것은 진화과정에서 획득된 "한가한 호기심" 본능으로부터 나.......

공자 왈, "군자가 문(文)을 널리 배우고, 예(禮)로써 단속하면 어긋나지 않을 수 있다." ("君子博學於文, 約之以禮, 亦可以弗畔矣夫!") 여기서 학(學)은 배운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학자(學者)는 배우는 사람이다. 공자님의 의미로 말하면 학자는 무엇보다도문과 예를 배우는 사람일 것이다. 학자의 영어표기,scholar도 원래공부하는 사람 나아가,'학생'이란 뜻이다. 이런 말장난을 즐기다보니 완전히 혼란에 빠지게 된다. 우리사회에서 학자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학자는 공부를 많이 해 많이 알고 있어 남을 가르치는 사람을 일컫는다. 우리 나라에서 학자는 공부를 "끝낸" 사람이고 학생을 "가르치.......

어떤 사람을 보는 순간, 매력을 느끼는 수가 종종 있다. "첫인상"과 같은 느낌(feel)이 매력의 자극제로 되지만 신체적 외모도 그런 효과를 유발한다. 어떤 사람에 대해매력을 느끼면 그 사람은 지적이고, 따뜻하며, 관대할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어떤 사람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그 사람은 무능하고, 포악하며, 괴팍한 성질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인간의 내면을 보고자 노력하는 좀 더 진지한 사람들은 "첫인상"으로부터 매력을 찾는 경향이 있는반면 그렇지 않은 대다수 사람들은신체적 특징에서 매력을 느낀다. 역설적이게 들릴 수도 있지만 후자가 더 "인간적"이다. 인간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뜻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