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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숫자 안에 숨겨진 보물
나는 경제학자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는 "수"(number)를 많이 취급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여기서는 주로 인문학적 얘기를 많이 나누지만 강의와 논문에서는 나도 똑같이 수와 수식을많이 사용한다. 예컨대, 경제학의 교과서는 수식으로 장식되어 있다. 현대 경제학은 수학에 깊이 연루되어 있다. 그런데,그 수식은 '수'로 입증되어야 한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수의 형태로 표시되는 자료를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수 자체는 우리에게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특별한 방식을 활용하여 그 수 안에 들어 있는 "정보"를 발견해 내어야 한다.우리 앞에 아무렇게나 그리고 아무 의미도 없이 배열되어 있는 수량적.......추천 -
[비공개] 아빠와 딸
대학교수가 희희닥거리는 것에 대해 어떤 분들은 어색해하거나 당황스럽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천성 때문에 무게를 잡지 못한다. 나아가, 삶의 철학 때문에 무게 잡기를 거부한다. 엄숙주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솔직히 내가 가장 경멸하는 놈(!)들은 무게 잡는 선후배들이나 동료교수들이다. 그런천성과 삶의 철학 때문에 뭘 잘 가리지 못하고 나를 잘 드러낸다. 나아가, 내면의 나를 숨기고 있으면 불편해서 도저히 살 수가 없다. 크레믈린 궁처럼 항상 조심하며,뭔가를 가리면서 행동하는 동료들을 보고 있자면 복창이 터진다. 그들도 나의 경멸 대상이다. 나와 맞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호불호를 너무 선.......추천 -
[비공개] 명품가방 속의 악어
[한겨레] 명품 가방 속으로 악어들이 사라졌어유다정 글, 민경미 그림/학고재·1만1000원 제주 아쿠아플라넷의 고래상어 한 마리가 폐사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 종으로 한 마리에 10억원을 호가한다는 희귀 동물이다. 고래상어의 폐사 이유를 놓고 환경단체 쪽과 해양과학관 쪽의 주장이 엇갈린다. 환경단체 쪽은 스트레스 때문이니 나머지 한 마리도 즉각 놓아주라는 요구이고, 해양과학관은 6000t 규모의 수조에 있으니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는 반박이다. 고래상어의 폐사 이유는 조사를 해 봐야 알 터이니 좀더 지켜볼 일이지만, 흥미로운 것은 인간들의 언어 사용법이다. 과학관 쪽은 고래상어가 ‘발견’이 돼서 ‘보금자리’.......추천 -
[비공개] 황당한 김구 선생님
극단적 마르크스주의자에게 민족은 무의미할 뿐 아니라 해롭다. 그것은 노동자를 문화적으로 분열시켜 세계 노동자의 단결을 저해할 뿐 아니라, 민족주의를 자극함으로써 인류를 도살장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또, 민족은 민족 내 갈등과 모순을 은폐함으로써 공동체를 마피아 집단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런 사례는 인류 역사에서 비일비재하니 민족주의적 우파들이 이들의 견해를 무조건 무시하면 안 된다. 이론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진보적 경제학자 가운데 케인즈 경제학자와 진화경제학자에게 민족은 이처럼 간단히 처리될 수 없다. 이들은 시장과 자본주의에 대해 국가가 개입함으로써 비로소 인간.......추천 -
[비공개] 디스커넥토피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전 글 에서 언급된 바 있지만 이 명제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이와 반대로 신고전학파경제학이 인간은 “원자론적 존재”라는 가정으로 출발함으로써 그들의 연구모형과 경제정책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보면 이 단순한 가정이 얼마나 중요하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곧, 그들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가 아니라 독립된 개체 곧, 원자(atom)와 같다고 본다. 그 때문에 성공도 실패도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지고, 실업도 개인이 게으르고 나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비주류경제학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고 가정하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가 사회의 책임이며 실.......추천 -
[비공개] 이성형 특집
며칠전 라틴아메리카 연구의 선구자이자 불운한 제 친구 이성형 교수에 관한 글을 소개한 적이 있죠. 세상을 떴지만 그의 여운은 이 세상에 깊게 남아 있는 것 같군요. 적지 않은 분들이 그의 죽음을 아쉬워하고 애도하고 있습니다. 돈 없고 빽 없는 지방대 출신의 소외된 학자라 세상과 후학들에게 지식 말곤 아무 것도 줄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만 떠돌고 있지만 재정적으로 빚지거나 일자리때문에 은혜를 입어 본 적도 없는 '작은' 사람들의 소박한 애도사는 더 감동적이더군요. 대학사회만큼 지방에 대한 홀대가 심한 곳은 한국사회에서없습니다. 그런 '유리 천장'을 극복한 학자는 이 땅에서 더 이.......추천 -
[비공개] 광복절의 절망
8월15일 광복절은 우리에게 대단히 의미있는 날이다. '민족'의 실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계급'과 '정의'의 문제를 희석시켜 버리기 때문이다.예컨대, 민족이 강조되면 자본가와 지배자에 의한 착취의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그들에 의해 자행되는 불의와 불평등에 대해 눈 감게 된다. "우리"가 남이가? 그냥 넘어가자! "우리"의 프레임은 몰염치, 불평등, 불의를 정당화시켜 주는 수단으로 되는 수가 많다. 히틀러의 독일 "우리주의"는 "우리"가 인류를 불행하게 만든 대표적인 사례이다.이 경우 민족은 지배자에 의해 조작된 신화였다! 민족과 같은 "우리"가 이런 맹목성과 배타성, 침략성.......추천 -
[비공개] 누가 올림픽에 열광하는가?
올림픽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하나, 열광하지 않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열광하는 사람들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열광적 관심은 "관람"으로 충족된다. 관람은 시간을 요구하는데, 우리와 시간이 다른 런던 올림픽을 관람하자면 수면의 중단이 필요하다. 곧, 귀중한 수면을 박탈당하는 것이다. 그러니, 연구시간에 쫒기는 나로서 수면을 포기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아마 생업에 종사해야 하고 하루하루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올림픽은 열광의 대상이 되지 못할 것이다. 나도 소식만 들을 뿐 밤세워 경기를 본 적은 없다. 그렇다면, 누가 열광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까? 이런 사람? 스포.......추천 -
[비공개] 한일전 차라리 져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것은 인간이 고립된 채로 살 수 없으며, 관계속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런 소극적 의미를 넘어 적극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곧, 뭔가를 성취하거나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도 인간은 사회의 힘을 빌어야 한다는 것이다. 베블런에 따르면, "사회적 지식"에 '접속’되지 않는 한, 그리고 사회적 지원을 얻지 못하는 한 어떤 개인의 업적도 달성될 수 없다. 나의 현재 업적은기본적으로 사회적 산물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관계와 완전히 단절한 후 얻어낸 개인의 업적은 어떻게 평가되어야 할까? 유감스럽게도 인간의 재능은 같지 않다. 발설하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추천 -
[비공개] 이성형교수와 학벌사회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내가 살던 곳은 부산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인 금사동이다. 동네를 걷다 대학동기인 친구 성형이와 우연히 맞부딪쳤다. 반가운 나머지, 근처 허름한 선술집에서 지난 3년 동안의 근황을 물으면서 환담을 나누었다. 주제는 경제학과 사회학은 물론이고 음악까지 참으로 다양했다. 나도 합창단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었던지라 음악에 대해 한가닥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음악에 관해 내놓은 새로운 주제는 항상 그에 의해 내용이 채워져 버렸다. 성형이는 당시 부산상고를 다니다 내가 다니던 부산대학교의 상과대학 회계학과에 특차로 입학하였던 친구다. 추첨에 의한 고교입학이 막 시작되.......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