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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세월호'에 대한 도덕적 의무
1. 잊지 않기 위해 지난 사진을 모아 보았다.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진다고 경제가 성장하는 건 아니다. '우는 자와 함께 운다'고 우리의 일자리가 생기고, 임금이 인상되지도 않는다. 우리가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의 부모들의 손을 잡는다고 떡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이는 인간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이다. 칸트식으로 말하자면 '가언명령'이 아니라 '정언명령'(categorical imperative)이라는 말이다. 가언명령이 조건을 단 명령이라면 정언명령은 '무조건적 명령'이다. 돈이 되든 안 되든, 떡이 나오든 안 나오든, 일자리가 생기든 안 생기든, 경제가 성장하든 심지어 경제가 후퇴.......추천 -
[비공개] 참다운 애도
https://m.yna.co.kr/view/AKR20220411126151062 나는 이 분을 뵌 적이 없다. 얼굴도 오늘 처음 본다. 하지만 실제공간에서 무수히 만난 그 어떤 사람들보다 마음을 함께 나누었다. 연세도 나보다 한참 위신데도 항상 찾아와 댓글을 달아 주시며 공감하고 격려해 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하기만 했다. 내가 대단히 건방을 떨자고 한 행동은 아닌데, 항상 내 공부하느라 바빠 이분의 탐라에 자주 방문하지 못한다. 예의는 차려야겠기에 일부러 방문하면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학교 지어드리는 일로 물심양면 애쓰고 계셨다. 강원대 총장을 역임하셨다는 건 말고 아무 경력도 모른다. 겸손하시고 마음이 따뜻하신 것 같아 존경의 뜻을 담고 항상 총장.......추천 -
[비공개] 밀(J.S.Mill)과 다윈(Ch. Darwin)을 준비하면서
1. 지난 주에 존 스튜어트 밀을 다루다 보니 '도덕'과 '사회'에 관한 질문이 제기되었다. 밀은 자유주의자이자 공리주의자이면서 노동자, 흑인노예, 여성들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지고 강력한 사회적 연대의식을 표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들을 위해 가열차게 투쟁했다. 우리는 그를 '사회자유주의자'(social liberalist)로 부를 수 있겠다. 2. 자유주의자의 도덕적 책임! 형용모순으로 보일 수 있다. " '공정한 관찰자'의 도덕적 양심과 공감에 호소하는 과 이기심을 미덕으로 숭상하는 은 아담 스미스에게 양립할 수 있습니까?" 자주 제기되는 질문이지만, .......추천 -
[비공개] 공간이 의식을 좌우하는가?
1. 케인스의 모친은 케임브리지 시장이었고 그의 삶은 유복했지만, 케인스의 이론은 노동자의 삶을 개선시키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그가 태어나고 산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 '의식'의 산물이다. 2. 존 스튜어트 밀의 부친은 저명한 철학자, 경제학자이자 동인도회사의 간부였는데, 동인도회사의 구성원들은 빵빵한 보수를 받는 안정적 공무원이었다. 존 스튜어트 밀은 공리주의자와 자유주의자인데도 그의 공간을 박차고 나와 당시 영국사회의 비참한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여성해방운동에 헌신했다. 보수적 공간은 그의 진보적 의식을 막지 못했다. 3. 마르크스의 조부는 모젤 포도밭을 여러 개 소유하는 등 상류 중.......추천 -
[비공개] 위험하고 스트레스 주는 윤석열의 '무사유의 죄'
1. 아렌트는 탄식하고 말았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 나찌 전범 아이히만에 관한 재판이 열리는 예루살렘 법정을 목격하면서 한나 아렌트가 내린 판단인데, '생각하지 않은 것, 성찰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죄'라는 것이다. 2. 이른바 '무사유의 죄'로 회자되고 있는 이 신종 범죄에 대해 사실 나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악행을 저지른 범죄인을 심신미약이나 음주상태란 이유로 감형해 주거나, 지하철 남녀들의 패륜행위를 애써 '마음의 병'으로 '진단해 주는' 관용의 정신도 모두 이 한나 아렌트.......추천 -
[비공개] 4.3의 윤석열과 인문학
1. "4.3사건을 경험한 유족들의 회고를 들어보면, 이념과는 상관없이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마구잡이로 죽여버리는, 완전히 미쳐버린 세상이었다. 총살은 기본으로, 무장대는 자신들의 '혁명'에 비협조적인 사람이나 경찰과 군인의 가족들을 본보기로 참수형에 처했고, 군경은 연좌제를 적용한다며 친인척이나 면식이 있는 사람들을 공개처형했으며, 손을 더럽히지 않겠다고 육지 출신 군경이 직접 죽이지 않고 제주 사람들으로 구성된 민보단을 이용해 사람들을 한라산에 몰아 죽창으로 찔러 죽였으며, 살기 위해 한라산으로 피신한 사람들을 '사냥'하였고, 이들이 추위에 못 버텨 하산해 투항하자(일명 '귀순자.......추천 -
[비공개] 구찌와 쥴리
죽여서라도 갖고 싶은 이름 구찌! 구찌가 좋아 구찌 아들과 결혼하고 구찌를 부여잡기 위해 온갖 파렴치한 방법을 불사하며 구찌를 독점하기 위해 구찌를 죽인다. 구찌가 너무 좋아 구찌를 갖기 위해 구찌를 죽이기로 했다. 구찌를 너무나 사랑한 며느리로 인해 구찌가(家)는 구찌에서 모두 쫒겨나거나 죽었다. 그 때문에 구찌에는 구찌가족이 아무도 없다.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에 관한 실화로 제작된 영화다. 점쟁이의 점쾌와 주술을 따라 구찌를 차지하려는 며느리 파트리치아 구찌(레이디 가가 역)로 인해 몰락하는 구찌가를 바라보고 있으니 쥴리가 오버랩된다. 나라가 걱정이다. 그리고 수치스럽다.......추천 -
[비공개] 1호선 패륜남, 교화가 가능할까?
기독교문화에서 자란 나는 아흔아홉 마리 양을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나서는 성서의 얘기에 매우 익숙해 있다. 잃어버렸던 한 마리 양을 찾으면 반갑다. 근본이 착한 놈이기 때문에 '선한' 목자와 얼싸 안고 즐거워할 수 있다. 따끔하게 한 마디 꾸짖으면 알아 듣고 앞으로 조심할 터이다. 하지만 양의 탈을 쓴 늑대였다면 어떨까? "쇠귀에 경 읽기" 일테니 울타리 내부는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되고 말았으리라. 내가 너무 험한 삶을 살았나? 그렇지만은 않았었다. 훌륭하고 괜찮은 사람들을 더 많이 경험했다. 다만 몇몇이 악마였던 건 분명했다. 교화가 불가능한 인간은 정말 없는가? 돈많고 권력있는 자들 앞.......추천 -
[비공개] '초기조건'의 결정성
1. 통상적인 경제학설사 강의는 모든 학설과 사상이 주류경제학인 신고전학파경제학으로 수렴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 강의는 이러한 서술방식에 반기를 든다. 경제학설의 역사는 하나의 학파로 수렴하지 않고, ‘비주류경제학’을 포함하는 다양한 학파들로 발산하는 역사다! 2. 이 주제를 성공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이 강의는 인식론, 본성론, 존재론, 윤리론, 그리고 인과율에 관한 몇 가지 철학적이고 자연과학적 질문들로부터 출발한다. 3. 서양철학사를 검토하는 중에 우리는 ‘동일한’ 철학적 질문에 대해 철학자들이 내리는 ‘상이한’ 답들을 정리해, 그로부터 비주류경제학의 연구방법론에 대한 인문학적 기초를 체계적으로 정.......추천 -
[비공개] 질문이 좋아야 공부도 잘 된다
1. 내가 취하는 경제학에 대한 접근방법(approach)은 매우 독특하다. 인문학, 그 중에서도 철학적 질문으로부터 시작해 경제학으로 다가가는 방법인데, 좌우를 막론하고 대다수 경제학자들에겐 엉뚱하게 여겨지며, 일반 독자들에겐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이 접근방법에 대해 나름 자신감을 갖고 있어, 글쓰기나 강의 중 나의 이 '브랜드'를 적극 드러낸다. 나는 학문의 올바른 방법은 '질문'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그 질문은 '적절하며 본질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적절한 질문이란 '멋진'(?) 질문이 아니라 '내가 모르기 때문에 정말 알고 싶어하는' 질문이며, 본.......추천